몇 년 전에 누군가로부터 커피 원두 로스팅한 것을 선물로 받은 일이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먹어야 하나 고민하던 중, 망치로 분쇄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필터 안에 원두를 넣고 망치로 두드려 가루로 만들었습니다.  (제가 실수로 여기까지 글을 쓰고 올렸습니다. 용서해 주시길)



커피 그라인더가 필요하구나, 라는 생각에 그라인더를 주문했습니다. 수동으로 비싼 것을 사는 것보다는 초보는 전동식이 편하고 좋습니다. 전동식도 비싸다고 좋은 것이 아니니까, 가장 싼 것으로 구해도 무방합니다. 



커피 필터 종이는 처음에는 원두에 따라온 것을 그대로 썼습니다. 지금도 커피 원두 구입할 때 무상으로 주는 상품을 주로 이용합니다. 사진 앞쪽에 있는 것은 크기가 2~3인 용입니다.


혼자서 핸드 드립 커피를 마실 때, 작은 것을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는 큰 것을 추천합니다. 작은 것으로 커피를 내리면, 원두의 양이 적기 때문에 커피의 농도가 낮습니다.


저는 혼자 1회 먹을 수 있는 적은 양으로 커피를 내리는 것보다 4-5인용으로 진하게 내려서, 냉장 보관해서 먹는 것이 시간도 절약되고 맛도 어느 정도 유지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즉시 내려서 먹는 드립 커피는 일단 향이 아주 좋습니다. 더치 커피처럼 아주 천천히 찬물로 내리는 커피는 향보다는 부드러운 맛을 즐기는 것입니다. 핸드 드립으로 내린 커피를 냉장 보관하면, 드립 커피처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맛 감별에 아주 탁월하지 않으면, 이렇게 먹는 것도 아주 훌륭합니다.



드립 커피 포트(주전자)는 물이 나오는 출구 부분이 이렇게 곡선으로 휘어진 것이 좋습니다. 이건 가장 싼 유형의 주전자입니다. 출구가 길면 길수록 좋은 것은 뜨거운 물이 적절하게 식음으로써 커피 온도가 적절해집니다. 또한 이 주둥이가 황새처럼 길어야 필터에 물을 부을 때 옆으로 흐르지 않고 편하게 부을 수 있습니다. 물론 주둥이가 길수록 가격은 비쌉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니까 절대로 비싼 것을 사려고 하지 마세요.



드리퍼는 사진처럼 플라스틱이 쌉니다. 플라스틱이라고 환경호르몬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참고로 제 전공이 화학입니다.무식한 제안이 아닌가 염려할까 싶어, 노파심에 밝힙니다.) 플라스틱이 기분이 안 좋거나 노케미 족이라면 사기로 된 것을 사용해야겠지요.


커피를 받는 수기로 이렇게 컵을 사용해도 됩니다. 이것보다 주둥이가 넓고 큰 것은 약 300mL도 충분히 받아내니까, 꼭 비싼 유리 수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유리 수기 두 개나 깨먹고, 전통차를 받는 주전자를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기 주전자가 조금 투박하게 생겼지요. 누가 전통차 선물로 준 것에 찻잔과 함께 끼워 있었던 것인데, 거의 최하품 수준입니다. 다른 사기 주전자와 유리 주전자를 다 깨먹고 이거 하나 달랑 남았습니다. 가장 싸고 못생긴 놈이 가장 길고 유용하게 쓰이네요. 사람도 그렇지요. 잘 생긴 사람 보기는 좋은데, 못 생겼다고 다른 것이 부족한 것은 전혀 아니지요. 요즘 아이들의 개념으로 보면 저도 루져(loser)에 해당됩니다. 목사는 기도와 말씀으로 승부합니다. 물론 인격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이것도 많이 부족합니다.


장비가 좋아야 맛이 있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커피는 볶은 원두가 맛이 있어야 하고, 적절한 추출 온도와 약간의 드립 기술입니다.


커피 맛있게 드세요. 



<a href ="http://cosmoschurch.tistory.com/76/">핸드 드립 커피 맛있게 내리는 법</a>





 



사람들은 원두 커피를 뭘 샀느냐는 질문을 많이 합니다.

커피 책에는 고급 원두가 무엇인지 잘 설명해 줍니다.


저는 아직 커피 맛을 잘 모릅니다.

저는 두 가지 사실만을 잘 알고 있습니다.


1. 원두의 질에 따른 미묘한 맛의 차이를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2. 원두의 질에 따르는 맛(과일맛, 초콜릿 맛 등)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커피 맛을 잘 모릅니다.

제가 타주는 커피가 맛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상당히 전문화된 개인 카페 말고는 대부분 커피숍에서의 커피는 NG였습니다.


인테넷 몰에서 가장 싼 커피를 골라도 무방합니다. 제 경우에는 거의 틀리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종종 제자들이 백화점이나 외국에서 커피를 사가지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직설적으로 말합니다. 갈아놓은 커피 사오지 말고, 날짜가 보름 넘어가는 것 사지 마시라.


아무리 맛이 있는 거피라도 볶은지(로스팅) 한 달이 지나면 맛과 향이 사라집니다. 커피는 유명 산지보다도 로스팅 후 경과 시간입니다. 




커피를 한 번에 가는 양은 그라인더 아구에 수평선으로 맞추면 됩니다. 흔히 1인분 몇 그람으로 말하는데, 이게 좋습니다. 너무 적게 갈아도 맛이 없습니다. 싱겁지요.  물론 원두가 많아도 소금은 없기 때문에 싱겁습니다. 짜게 드시려면 소금을 넣으세요. 이건 농담입니다.

 

그라인더(분쇄기)를 수동식으로 사시는 분이 있는데, 전문가가 아니라면 전동식이 편리합니다. 제가 쓰던 것은 모기 박사님드리고, 선물 받은 이걸 사용하고 있는데, 이전에 쓰던 싸구려가 훨씬 좋습니다. 이거 아까 말한 양만큼 넣으면 절대 안 갈려요. 저는 그래도 억지로 갑니다. 전동식으로 안 갈릴 때 각도를 기울이면 잘 갈립니다. 칼날에 원두가 많이 모이면 버벅대니까, 기울여서 원두가 조금만 물리게 하는 겁니다. 그라인도도 싼 거로 사세요.

저희 동서 형님은 수동식 그라인더를 가졌다고 자랑하시는데, 그걸 힘들게 갈면서 버벅대시더라고요. 게다가 처음에 굵기가 달라서 우리 집 둘째 현이가 용감하게 조정해 주었답니다. 서툰 목수 절대로 수동식 그라인더 사지 마세요.


핸드 드립용은 이 정도로 갈면 됩니다. 이걸 섬세하게 맞추려고 애를 쓸 필요가 없습니다. 너무 날씬하게 갈면, 잘 내려오지 않아 답답하고, 농도가 진해지겠지요. 너무 굵게 갈면 마구 내려가니까, 농도가 옅어지고 농도를 만추려면 원두가 많이 들어가야 하겠지요. 초보는 마구 갈면 됩니다. 시간이 많으니까요. 


필터 종이는 아래 쪽과 옆을 살짝 접어주어야 합니다. 저 처음에 이걸 몰라서 아래쪽이 터져서 가루가 몽땅 흘러내려간 일이 있습니다. 아래 구멍이 작게 뜷린 사기 드리퍼야 안 접어도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플라스틱 드리퍼도 있는데, 열에 약하니까 사기 드리퍼가 좋지요. 너무 작은 거 사지 마세요.

수련회 갔을 때 깜빡 잊고 드리퍼를 가져 가지 않아 낭패였어요. 그때 번뜩 떠오르는 생각, 알미늄 포일 가져와. 그걸로 임시 드리퍼 만들어 써도 아주 좋습니다.


필터 종이는 시중에 파는 것을 쓰면 됩니다. 저는 거의 사지 않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커피 주문할 때 끼워주는 것으로 충분하더라고요. 카탈스럽게 뭐가 더 좋다는 분이 있는데, 펄프 종이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커피는 물의 온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흔히 92도라고 하지요. 저는 온도계가 있지만 쓰는 경우가 없습니다. 찬물로 적당하게 섞으면 됩니다. 절대로 끓는 물로 내리지 마세요. 맛을 모르면 아무렇게나 내리셔도 됩니다.


물을 처음 부을 때에 커피가 살짝 젖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면 이게 아주 멋지게 부풀어 오릅니다. 잘 부풀어 오를수록 원두가 신선하다는 겁니다. 소위 쿠레머가 많이 생긴다는 것이지요.


잘 부풀어 올랐을 때 물을 천천히 부어주면 됩니다. 위 사진은 제가 다른 일을 한다고 바빠서 물을 부을 시간을 놓친 겁니다. 커피가 기분나쁘다고 삐졌네요. 그래도 맛 차이는 없어요. 기분 문제지요. 


커피 주전자는 필요합니다. 보통 15만원 정도 하는데, 물이 나오는 길이가 멋있고, 길수록 비싸지요. 저는 가장 싼 것으로 샀습니다. 커피를 받는 유리 주전자는 선물로 받았는데, 누가 깨먹었어요. 그래서 국산 차를 살 때 따라온 사기 주전자를 애용하고 있습니다. 대개 유리 주전자로 물을 끓이려는 사람이 있는데, 이건 아주 위험합니다. 아주 비싼 파이렉스 이상의 유리가 아니면, 열받으면 깨집니다. 유리 열받게 하지 마세요. 저는 종종 주둥이 넓은 컵으로 받습니다. 수기는 아무 거나 괜찮습니다.

 


크레머가 많이 생기지요. 거품이 많이 날수록 신선하고 좋은 겁니다. 거품 퍼드셔도 됩니다.



언제까지 커피를 내려야 하는가, 이것도 궁금하겠지요. 거품이 사라질 때, 또 물이 다 내려가고 나서 보면, 표면이 진흙탕 위처럼 매끄러워지는데, 그쯤 되면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그런데 신선한 놈을 거품이 거의 끝까지 가요. 300mL 주전자 아구까지 오면 충분합니다. 더 내려도 돼요. 


다 내렸습니다. 혼자서 먹기에는 많은 양이니까, 병에 담아두어야지요. 누군가가 아주 멋진 병에 담긴 더치 커피(요즘에는 콜드 브루 라고 하지요) 병, 이러게 유용하게 쓴답니다.


커피 색 좋지요. 이대로 주면서 먼저 맛을 보라고 합니다. 커피를 즐기려면 우선 그대로 마셔야 합니다. 일본 커피 전문가가 가르쳐 준 것입니다. 신문에서 읽었어요.


맛을 보더니 하는 말, 에스프레소네요. 에스프레소를 맛도 보지 못한 사람은 무식하고 용감하게 그렇게 말한답니다. 쓰면 다음 작업으로 들어갑니다.

 

카페 라떼로 만들어 먹는 겁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카페는 커피고 라떼는 우유라는 말입니다. 이 정도 선에서 커피 향과 맛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그래도 맛이 없다는 분은 설탕 쳐먹으세요. 맛을 즐긴 만큼 살도 늘겠지요.


커피 색깔이 이쁜가요? 이 정도가 커피 맛도 있고, 우유도 즐길 수 있지요. 아메리카노 먹는 사람 중에 똥 (변비) 때문에 고생하는 분이 많지요. 카페인이 물을 흡수하기 때문에 변이 거칠고 딱딱해져요. 우유를 넣으면 예방이 됩니다.


우유는 서울우유, 남양우유, 동원우유(덴마크 우유)가 딱 좋습니다. 다른 우유는 어떤지, 저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이제 즐기세요.


무엇보다 이걸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하세요.


이것 또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오늘은 토요일(2018년 4월 14일)입니다.


학교에 올라왔는데, 비는 오고, 벌써 12시가 넘었습니다.


점심을 뭘로 할까 고민하며 냉장고 문을 열었습니다.


거기에는 오래된 함흥냉면이 하나 있었습니다.


날짜를 확인해보니, 2017년 8월 11일까지 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아주 오래된 라면을 삶아 먹었습니다.'

이게 처음 올렸던 제목입니다.


제목을 바꾸었습니다.


라면 먹는 것도 설명서(매뉴얼)를 잘 읽어야 합니다.


작년에 라면 먹을 때에는 설명서도 읽지 않고 끓였습니다.


뜨거운 물을 붓고, 더덕더덕 붙어있는 면발을 뜯었습니다.


라면은 끓는데, 다 뜯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끓였는데, 붙어있는 가닥이 너무 많아 맛이없고, 먹기도 성그러웠습니다.


이번에는 설명서를 잘 읽었습니다.


한 올 한 올 풀어내는데, 20분도 더 걸렸습니다.


라면 먹기 참 힘들다. 황금같은 시간, 그래도 먹어야 하지 않나?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라면 타래를 풀었습니다.



뜨거운 물을 부었습니다. 

50초간 끓이라고 했는데, 1분 30초 동안 끓였습니다.

다 불어터졌을까요?

제가 라면 붙어있는 가닥을 하나 하나 푸느라, 물이 많이 식어서 끓이는 시간을 더 늘렸습니다.



찬물로 몇 번씩이나 헹궈내고, 스프 하나 있는 것을 쫙 짜서 넣었습니다.

맛이 없게 보이지요.


스프 말고 넣을 게 없으니, 약간 멀건 해서

그래도 나름 맛이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맛이 없어서 다시는 사먹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다시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지난 번에는 함흥 라면을 생면으로 하지 않고, 건조면으로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건 좀 질리더라고요.


아뭏든 잘 먹었습니다.


교훈 하나, 라면 하는 먹는 것도 잘 먹으려면, 설명서를 잘 읽어야 합니다.

유통 기한은 법적 참고 사항입니다.

먹든지 버리든지, 자유입니다. 


교훈 둘, 세상 사는 것이 메뉴얼이 있다면 얼마나 쉽겠습니까? 

세상에 라면 먹기보다 쉬운 것은 없습니다. 잘 사는 인생에는 메뉴얼이 없습니다. 

한 가지 아주 확실한 건 하나님을 믿는 것이 놀라운 복이라는 사실입니다. 라면을 먹어도 행복합니다. 라면 먹고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소화를 위해 커피를 내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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